모델은 부산물이고, 공장이 제품이다
이번 주 모델 제작사가 내놓은 두 보고서는 모델이 아니라 모델을 만드는 공장을 이야기합니다. Recursive는 자동화로 4개월 만에 첫 AI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Mirendil의 AI 에이전트는 프런티어 코딩 모델의 사전학습에 쓰인 코드의 99%를 작성했습니다. 두 보고서는 내용이 다릅니다. 하나는 공장을 세우는 데 걸린 시간이고 다른 하나는 공장 코드를 누가 썼는지를 말합니다. 따로 읽으면 개별 소식이지만 나란히 놓으면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모델 경쟁에서 희소한 자원이 가중치에서, 가중치를 만드는 공장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 두 보고서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칩 제조사는 후학습 단계를 제품으로 내놓았고 프런티어 랩은 모델을 미국 3대 클라우드 모두에 배포했습니다. 공장이 빨라지고 산출물이 클라우드에서 판매되고 한편에서는 공장 자체가 팔리기 시작했다는 흐름입니다.
글의 핵심 개념을 형상화했습니다.
4개월, Recursive의 공장 보고서
HuggingNews 보도에 따르면, Recursive는 자동화를 통해 4개월 만에 자체 첫 AI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모델 이름은 Flint이고 40B 파라미터 오픈웨이트 머신러닝 시스템입니다. M4 Pro MacBook Pro에서 초당 125토큰 이상의 속도를 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40B라는 숫자가 아니라 ‘첫’이라는 표현입니다. 모델 회사의 첫 모델은 그 회사가 무엇을 얼마의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기록입니다. 예전에는 클러스터를 빌린 수십 명 규모의 팀이 꾸려진 뒤에야 스타트업의 첫 모델이 나왔고 걸리는 시간은 해 단위였습니다. 인원을 모으고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훈련을 돌리다 실패하면 다시 돌리는 과정이 회사의 첫 해를 차지했습니다. Recursive의 보고서는 그 시간 단위를 4개월로 줄였습니다. 그리고 일의 주체를 팀에서 자동화로 바꿨습니다. 모델 하나를 빨리 만든 게 아닙니다. 공장을 짓는 행위 자체가 자동화되었습니다. 첫 모델까지 걸리는 시간이 줄면 진입 비용도 낮아집니다. 준비 기간이 4개월이면 그 기간에 드는 돈도 그만큼 줄어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입하는 회사가 늘면 새로 나오는 모델도 늘어납니다. 이것이 Recursive 보고서가 시장에 주는 파장입니다.
모델이 오픈웨이트이고 노트북에서 쓸 만한 속도로 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산출물을 쓰려고 데이터센터까지 갈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40B 시스템이 M4 Pro MacBook Pro에서 초당 125토큰 이상을 내면 개발자 한 명의 노트북에서 돌릴 수 있는 모델이 됩니다. 모델을 어디에서 쓸지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뜻입니다.
99%, Mirendil의 공장 보고서
Mirendil의 보고서는 공장을 돌리는 코드에 관한 것입니다. Mirendil의 AI 에이전트들이 프런티어 코딩 모델의 사전학습에 쓰일 코드의 99%를 작성했습니다. 엔지니어 팀 전체를 AI 에이전트로 대체한 뒤, 회사는 첫 대규모 코딩 모델의 후학습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99%는 단순한 생산성 수치가 아닙니다. 모델을 학습시키는 코드는 공장의 설계도에 해당합니다. 데이터 파이프라인, 학습 루프, 평가 코드, 클러스터에서 도는 스크립트가 모두 여기에 속합니다. 에이전트가 이 설계도를 쓰면 공장의 개선 루프가 AI 안에서 닫힙니다. 모델이 코드를 쓰고 그 코드가 모델을 학습시키고 다음 모델이 더 좋은 코드를 씁니다. 이 루프가 의미하는 것은 속도입니다. 모델의 개선 속도가 더 이상 사람의 엔지니어링 속도로 제한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코드를 쓰던 시절에는 모델 하나가 다음 모델로 넘어가는 데 한 분기가 들었습니다. 코드의 99%를 에이전트가 쓰면 그 분기는 루프가 도는 컴퓨트의 대기 시간으로 압축됩니다.
여기서 짚을 점이 있습니다. Mirendil의 에이전트가 쓴 코드는 프런티어 코딩 모델의 사전학습에 쓰일 코드입니다. 공장 설계도의 99%를 AI가 쓴 셈입니다. 코드를 쓰는 도구와 만들어지는 제품이 같은 종류의 모델이 되면 공장을 개선하는 일은 루프 안의 모델을 바꾸는 일이 됩니다. 사람 몫은 그래서 달라집니다. 코드를 작성하는 일에서, 어떤 모델을 만들지, 어떤 방향으로 개선할지, 어떤 위험을 감수할지를 정하는 일로 이동합니다. 자동화 공장에서 이 셋이 사람의 일입니다.
두 보고서는 같은 공장을 서로 다른 면에서 설명합니다. Recursive는 공장을 4개월에 세울 수 있다고 하고 Mirendil은 공장 코드의 99%를 AI 에이전트가 썼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건설 속도이고 다른 하나는 운영 주체입니다. 두 문서를 같이 읽으면 경쟁의 기준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질문은 이제 공장을 얼마나 빨리 돌릴 수 있느냐입니다.
같은 주, 칩 제조사도 공장을 판다
같은 방향의 발표가 칩 제조사에서도 나왔습니다. GTC Berlin 2026 개막 키노트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새로 나온 Nemotron 3.5 Super VL의 엔터프라이즈 후학습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후학습 Nemotron 3.5는 GPT-6.1 Sol을 넘어서면서 비용은 25배 낮습니다. 엔비디아가 엔터프라이즈 후학습을 제품으로 제공한다고 발표한 셈입니다. 칩을 파는 회사가 후학습 공정까지 함께 판다면 제품의 범위가 칩에서 공장으로 넓어집니다.
후학습은 공장의 마지막 조립 단계입니다. 베이스 모델이 생산 라인에서 나오면 후학습이 이를 기업의 업무에 맞게 완성합니다. 칩 제조사가 이 단계를 제품으로 팔면 기업은 학습 공장을 직접 세우지 않고 마지막 조립 공정만 받을 수 있습니다. 두 보고서와 같은 방향의 움직임입니다. Recursive는 공장 자체를 자동화했고 Mirendil은 공장 코드를 모델에게 넘겼습니다. 엔비디아는 기업이 후학습 단계조차 직접 만들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셈입니다.
비교 대상인 GPT-6.1 Sol은 같은 주에 OpenAI가 미국 3대 클라우드 모두에 배포를 끝낸 모델이기도 합니다. HuggingNews 보도에 따르면, OpenAI는 신규 유통 계약에 따라 구글의 Model Garden에서 GPT-6 Astra, GPT-6.1 Sol, GPT-6 Luna를 제공합니다. 이번 확장으로 OpenAI는 미국 3대 클라우드 모두에서 모델을 공급하게 됩니다. 같은 모델 이름이 두 가지 역할로 등장합니다. 한 기사에서는 클라우드에서 판매되는 제품이고, 다른 기사에서는 넘어서야 할 비교 기준입니다.
두 기사를 같이 보면 가격 차이가 드러납니다. GPT-6.1 Sol은 클라우드에서 판매되는 프런티어 모델입니다. 엔비디아는 이 모델보다 낫고 비용은 25배 낮다고 주장하는 후학습 모델을 엔터프라이즈에 내놓았습니다. 완성된 모델의 가격과 모델을 만드는 공정의 가격이 같은 주에 나란히 제시된 것입니다. 기존 방식은 모델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는 것이었고 새 방식은 모델을 만드는 수단을 파는 것입니다. 이번 주에는 두 방식이 동시에 나타났습니다. 한쪽은 모델을 판매하는 경로를 넓히고 다른 한쪽은 모델 공장을 팝니다.
사이클이 짧아지면, 사는 쪽의 질문이 움직입니다
공장 자동화는 제조사의 일정뿐 아니라 제품의 수명도 줄입니다. 모델은 그동안 한 번 사서 오래 쓰던 자산이었습니다. 다음 버전은 연 단위로 왔습니다. 새 모델이 4개월마다 나오고 후학습 단계의 가격이 25분의 1이라고 주장되면 모델이라는 자산의 가치는 더 빠르게 떨어집니다. 한 모델을 골라 고정해 두면 다음 분기에는 낡은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사는 쪽의 질문은 따라서 바뀝니다. ‘어떤 모델이 제일 좋은가’는 느린 사이클에서 유효한 질문이었습니다. 빠른 사이클에서 유효한 질문은 ‘4개월마다 오는 모델을 어떻게 흡수하는가’입니다. 어떤 작업을 어떤 모델에 맡기고, 어떤 하드웨어에서 돌리고 어떤 권한을 주며 잘못되면 무엇을 막느냐 하는 질문입니다. 모두 운영에 관한 질문입니다.
모델을 흡수하는 일은 구체적인 작업들로 이뤄집니다. 새로 오는 모델을 카탈로그에 넣고 어떤 작업이 그 모델로 옮겨가는지를 결정하고, 모델끼리 25배 벌어지는 비용 차이를 작업 단위로 관리하고 실행이 어디까지 갔는지를 기록하는 일입니다. 예전에는 이 목록을 분기별로 갱신하면 충분했습니다. 새 모델이 4개월마다 나오면 이 목록은 월 단위로 손봐야 합니다. 한 번 고르면 끝나던 모델이 계속 관리해야 할 대상이 됩니다.
빠른 사이클에서는 실행 환경을 모델 공급 속도에 맞춰 운영하는 쪽이 유리합니다. 여기에는 비대칭이 하나 더 있습니다. 모델은 다음 분기에 바꿀 수 있습니다. 낡으면 새 모델로 교체하면 됩니다. 실행 환경은 다음 분기에 바꾸기 어렵습니다. 환경을 바꾸는 일은 모델 하나를 바꾸는 일보다 훨씬 느리고 비싸며 조직 전체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공급 사이클이 빨라질수록 실행 환경을 미리 준비해 둔 쪽이 유리해집니다. 이번 주 보고서들이 사는 쪽에 주는 전망은 이렇습니다. 모델은 4개월마다 나오고 후학습 비용은 25분의 1로 내려간다고 주장되며, 노트북에서 도는 오픈웨이트 모델도 실제 선택지가 됩니다.
Paxis가 서는 자리
ThakiCloud의 Agent-Native Cloud, Paxis는 이 질문에 답하는 제품이며 v1.1 GA를 마쳤습니다. 모델과 에이전트는 공급 속도와 관계없이 실행 환경에서 운영돼야 자산이 됩니다.
Paxis는 Skills, Tools, Policies, Audit Logs를 일급 리소스로 다룹니다. 자율도를 L0부터 L3까지 단계별로 정하고 정책 게이트가 실행 전에 행위를 검증하며, 감사 로그에 무엇을 했는지 기록합니다. 격리 샌드박스에서 실행해 부수 효과가 바깥으로 번지지 않게 하고 MCP 커넥터와 스킬 마켓이 외부 연계를 맡습니다. 노트북 속도로 도는 오픈웨이트 모델은 소버린·온프레미스 K8s(ai-platform)에서 회사 내부에 직접 운영할 수 있습니다. CostRouter가 작업별로 모델을 선택하므로, 사이클이 짧아질수록 모델 선택을 사람이 아니라 플랫폼이 맡게 됩니다.
이번 주의 두 공장 보고서는 같은 말을 합니다. 공장은 빨라지고 모델은 그 부산물이 됩니다. 이런 시장에서 남는 가치는 모델을 받아 운영하는 실행 환경에 있습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아래 뉴스를 종합해 작성했습니다.
- HuggingNews, OpenAI Launches GPT-6 Models on Google Cloud to Reach All 3 Major US Clouds
- HuggingNews, Recursive Builds First AI Model via Automation in 4 Months
- HuggingNews, Nvidia’s Huang Touts Post-Trained Nemotron 3.5 Beating GPT-6.1 Sol at 25x Lower Cost
- HuggingNews, Mirendil’s AI Agents Write 99% of Code to Pretrain Frontier Coding Model